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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교환학생#1, 첫번째 이야기

Article/Essay

by 큐레이터K 2019. 8. 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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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a de catalunuya

02. 도착은 했는데


신비한 감정사전

 

 

바르셀로나에 도착하고 둘째 날인 나의 첫 사진이다. 아름다운 카탈루냐 광장처럼 보이지만 세상 힘든 일을 겪고 어렵게나마 건진 사진이다. 첫날은 사진이 없다. 도착한 시간은 어두운 밤이고, 보다폰에서 유심을 살 수 없기에 숙소 찾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미리 저장해둔 지도 사진으로 충분히 찾아갈 수 있으리라 했던 생각은 금물이었다. 평소에 월등한 방향감각으로 단 한 번도 길을 잃어본 적 없다지만, 나의 첫 유럽에서 신고식을 당한 셈이다. 꽉 찬 캐리어와 배낭으로 대충 30kg가량 소지하며 메인광장을 누비니 땀은 쏟아지고 (심지어 캐리어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한 여름에 무거운 청바지와 겉옷을 입었기에 땀이 거하게 흘렀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진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왜?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공교롭게도 모든 사람들이 관광객이라 도긴개긴이었다. 그래도 좋다고, 이게 다 경험인 거라고, 숙소에 들어가면 뿌듯할 거라는 무모한 합리화를 반복하는 거다.

 

 

학교 딸린 집

 

월 900 유로면 월 130만 원이고 한 5개월 산다고 가정하면 보증금 뺀 월세로만 650만 원이라는 재수 없는 숫자가 나온다. 학교 안에 있고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뭐 이해하려 해도, 평균적인 시세에 따르면 옳지 못한 선택이다. 하지만, 직접 와서 방을 구하고 싶기도 했고, 첫 한 달은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학교와 생활에 익숙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일단 살아보려 한다, 다시 또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으니까.

 

혼자 쓰기 꽤 큰 책상
관리 잘 된 화장실
옷장 및 주방 
그냥 침대


원래 여기 살아요?

 

그렇게 짐 정리를 마치고 배는 고픈데 요리 경험치라곤 라면밖에 없다. 장 보러 가기에는 아직 낯간지럽고 환전해온 현금은 많으니까 근처 음식점을 가는 게 현명해 보인다. 그렇게 구글맵을 뒤지다가 찾은 곳이 'Chico Bar'이다. 여럿 의미가 있지만 친구, 남자애, 여러분처럼 첫 음식점은 친근한 이름으로 골라본다.

 

 

아직 네이버가 편한 토종 한국인은 '음식 주문 스페인어로'를 검색하고 자연스럽게(?) 야외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마치 어제도 들렸던 단골처럼, 생활에 익숙해져 여유로운 사람처럼.

 

Chico Bar | Vermut, tapas y platillos

Carrer de Mandri, 29, 08022 Barcelona, 스페인

 

 

스페인 음식이 매우 짜다는 말들에 잔뜩 긴장하고서 맥주부터 시킨다.

 

그렇게 처음 주문한 음식은 Patata bravas_4.5€ 와 Huevos rotos con jamón_14€이다. Patata는 감자이고, Bravas는 소스 이름이다. 쉽게 말해 휴게소 통감자를 Bravas소스(식당마다 맛이 다르지만 얼추 미트볼 소스와 마요네즈를 섞은 것 같다)에 찍어 먹는 느낌이다. 두 번째 음식은 Huevos(계란을) rotos(부숴) con Jamón(하몽이랑 같이). 스페인어는 참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다. 한국어로 이름 짓자면 '잘게 썰린 감튀와 하몽 그리고 반숙 범벅'  쯤 될 것이다.

 

 

김치가 있었다면 3그릇은 더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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