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에필로그
사계절을 불문하고 나의 원동력은 커피이다
"하루에 커피 3잔도 마실 수 있어" 카페인 중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다양한 커피 브랜드도 나에게는 심심한 존재가 되었고,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돌며 색다른 맛을 찾기 시작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맛은 전부 다르다. 마시는 장소와 시간과 그날의 날씨마저도 커피의 맛에 영향을 미치지만, 무엇보다도 어느 원두이냐가 관심 1순위이다. 내가 즐겨먹는 대부분의 원두는 중·남미에서 왔다. 원대한 이유 없이 그 나라의 언어가 배우고 싶어 진다. 그렇게 단순한 계기로, "스페인어는 스페인에서 배워야겠지?"... 그렇게 비자 발급을 재빠르게 완료한다.
그래서 그냥 커피 때문에 간다고?
나의 오랜 꿈은 무역 업무로 야근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좋아하는 일을 늦게까지 하고 싶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해보자면, 몇 년 전 인기 드라마로 이름 새긴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쯤 되겠다. 무역업에도 다양한 분야와 무수한 사업이 있다. 그중 나는 예상한 대로 커피시장에서의 무역업을 하고 싶은 것이다. 더 나아간 계획은 없고 이 상태로 머물러 있다.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는데 나는 마치 내가 '열심히 살지 않은 현대인'으로 비칠까 걱정이다. 매일 열심히 살고, 사람을 사랑하고, 못된 짓은 일절 하지 않으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데도 내 삶을 만족하지 못한다. '생산적'이라고 불리는 일들을 해내고 난 후, "아 열심히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서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그렇게 나는 20대 중반, 세상에서 제일 여유롭다는 스페인_바르셀로나에서 반년을 살며 나에게 당근을 주려 한다.
2018.08.31
공교롭게도 아시아나 바르셀로나 직항의 첫 출항날이다. 마치 내 당근 데이를 맞이하는 듯 게이트는 관계자들로 북적인다. 그렇게 짐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선물상자를 들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니 뻔한 행복 회로가 애써 침착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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