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는 코인 세탁방에서 매주 일요일에
처음 파리에 왔을 때 놀랐던게 파리의 가정집에는 대부분 세탁기를 두지 않는다는 거였다. 한달 동안 나의 보금자리인 아파트에도 세탁기는 없었다. 사실은 세탁기가 차지할 공간은 애초부터 만들어 지지 않은거 같다. 대체로 낡고 좁고 어두운 파리의 아파트는 빨래를 할 세탁기도, 빨래를 말릴 공간도 없다. 그래서 곳곳에 세탁방이 많았다던 거다. 2017년만 해도 한국에는 코인세탁방이라는 공간이 드물었다. 그래서 나는 파리에서 코인 세탁방을 처음 이용해봤다. 근데 이 빨래 요금이 생각보다 비쌌다. 게다가 건조기도 써야하는데 그렇게되면 내 예산이... 순간 아찔해져서 난 빠르게 결론을 냈다. "그러면 속옷과 흰 티는 손빨래, 나머지는 평일동안 잘 돌려입다가 매주 일요일마다 코인 세탁방에 가자!" 이렇게 나만의 일요일 공식이 생겼다.
상점: 일요일은 쉽니다.
나: 그럼 뭐 집에서 쉬지.
파리는 세계의 관광지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일요일에는 많은 상점들이 문을 안연다. 대표 관광지가 있는 1구쪽은 연 곳이 많지만 내가 살던 13구는 안열거나 5시가 안되서 끝나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나 또한 일요일에 막상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빨래도 하고 대청소를 했다. 살아보기로 했지만 그래도 신분은 여행자에 지나치지 않았다. 그러나 일요일마다 한 빨래와 대청소는 여느 생활자들처럼 느끼게 하는 행위였다.
일요일 루틴
1. 늦잠을 자고 일어나 남은 음식으로 대충 아침을 먹기
2. 그리고 이불을 털고 쓰레기를 정리하고 바닥을 쓸고 닦기
3. 세탁물과 쓰레기 봉투를 챙겨 나가기
4. 세탁기가 끝날 때 까지 집 앞 슈퍼에 가서 장을 보고 커피 마시기
5. 그러는 동안에 빨래는 끝나있고 가방에 넣어 다시 집으로 가기
6. 장 본걸로 저녁 해먹기
7. 밀린 드라마 보다 자기
주말이 있는 여행
긴 여행 중에 주말이 있는 삶은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휴식이 되주었다. 한국에서는 가족들과 보내던 시간들을 혼자 보내려니 나만의 일요일 공식이 생겨났다. 일요일은 문을 닫은 상점들, 일요일은 쉽니다. 그들은 주말이 있는 삶을 살고 나는 여행 중에 빨래를 하면서 주말을 맞이한다.
그렇게 7번의 일요일 동안 꾸준하게 코인 세탁방에 출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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